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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의료산업선진화보다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해야...
작성자 안병탁 조회 2166
작성일 2006-03-19 00:00:00

정부는 지난해 10월 대통령 직속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를 출범시킴으로써 의료산업화 정
책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그 주요 정책 수단의 하나로 의료보장 체계를 공보험인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으로 이원
화하자는 방안이 강력하게 주장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서구 선진국은 물론 일본 대만 싱가포르까지도 80%를 넘
는 데 비해 아직 60% 수준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민간보험을 활성화하는 것은 공보험인 건
강보험을 붕괴시키고, 국민 의료비 부담 증가와 의료 이용 계층 간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므
로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간의료보험은 지금도 적절한 사회적 규제 없이 무제한으로 팽창하여 시장 규모가 이미 10
조원을 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보험료 산정을 위해 가장 은밀한 개인정보인 병력을 민간 
보험사와 공유할 수 있게 하자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반인권적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실정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민간보험의 활성화가 아니라 이미 
통제불능 상태인 민간보험사의 사회적 통제장치를 마련하는 일일 것이다. 


민간보험이 활성화되면 첫째, 보험사는 이익 추구가 목적이므로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을 선
별하여 가입시킬 것이고, 공보험인 건강보험에는 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은 인구와 저소득
층이 남게 돼 경제 수준에 따른 의료 이용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다. 


둘째, 민간보험사는 영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부정적일 것이다. 또 
민간보험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집단적 반대 분위기 형성되면서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원 마
련에 장애가 되어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가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은 자유분방한 나라답게 선진국 중 전 국민 대상 의료보장제도가 없는 유일한 나라다. 

전 인구의 70%가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 의료비 규모는 국민총생산 대
비 14.2%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도 건강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임
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은 전체 의료비 중 민간의료보험 지출 규모가 3.3%에 불과하고, 독일은 일정 소득 이상
자는 대체형 민간의료보험을 선택할 수 있음에도 민간보험 선택 비율이 7%에 불과하다. 즉 
유럽 국가들에서는 민간보험이 튼튼한 공적 의료보장 틀에 종속되는 부수적인 형태로 존재
하기 때문에 공보험이 훼손되거나 침해당하지 않고 있다. 


 국가보건의료의 보장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한 칠레 멕시코 등
의 나라는 공보험 붕괴 현상을 심화시킴으로써 의료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 


민간보험 활성화를 통한 의료보장 체제 이원화 논의는 건강보험 보장성이 70% 이상 수준에 
이르러 민간의료보험과 적절한 역할 분담이 가능하고, 건강보험이 공보험으로서의 위상을 
위협받지 않는 시기까지 서둘러서는 안 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연설을 통해 계층 간 양극화 해소를 향후 국정 최우선 의제로 삼을 것
임을 천명했다. 


민간보험을 활성화하여 의료보장 체계를 공보험인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으로 이원화하는 것
은 의료 이용 구조를 불평등 구도로 급격하게 왜곡할 것이다. 그리하여 ‘민간보험=부자들만
의 보험’과 ‘공보험인 건강보험=빈자들의 보험’으로 의료 이용 계층 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
이다. 


한 국가의 의료보장 제도 결정이나 변경이 경쟁과 효율을 최대 가치로 여기는 시장경제 논리
에 지나치게 치우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의료제도는 어느 제도보다도 공적인 영역이기 때문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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